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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책, 영화 등)

에너지가 바꾼 세상(1/2), 인류 문명의 역사로부터 배우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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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역사로부터 배우는 교훈

 

에너지가 바꾼 세상

 

세상일 대부분은 에너지 관점에서 생각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에너지라는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시도를 여행에 빗대어서 말하고 있다. 저자는

여행이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울림과 깊이가 있는데,

과거에서 현재, 미래를 향해 가는 한 방향의 흐름이

사실상 우리가 매일 접하는 에너지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고, 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도

에너지란 무엇인가를 생각함으로써 단서를

얻을 때가 있다고 말한다.

여행을 크게 양(), 지식, 마음이라는

세가지 테마로 나누어 에너지와 인류의 관계를

되짚어본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에너지라는 불분명한 정체와 싸워서 본질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 인류의 미래에서

희망을 찾고자 함을 볼 수 있다.

 

순서

추천의 글

여행을 떠나기 전에

 

1. 양의 역사를 찾아 떠나는 여행:

에너지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사

에너지 순례 여행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1. 불 에너지

에너지 순례 여행 아르메니아의 수도 에레반에서

2. 농경 에너지

에너지 순례 여행 레바논 삼나무 숲

3. 산림 에너지

에너지 순례 여행 폭포 덕에 생겨난 마을

4. 산업혁명과 에너지

에너지 순례 여행 비경으로 가는 길

5. 전기의 이용

에너지 순례 여행 가와나카지마 전투는 왜 다섯 차례나 반복되었을까

6. 비료와 에너지

에너지 순례 여행 대곡창 지대의 추억

7. 식량 생산의 공업화와 에너지

 

2. 지식을 찾아 떠나는 여행 :

과학이 밝혀낸 에너지의 본질

1. 에너지란 무엇인가

2. 에너지의 특징

3. 에너지 흐름이 만들어 내는 것

4. 이상적인 에너지원은 무엇일까

 

3. 마음을 찾아 떠나는 여행 :

인간의 마음과 에너지

1. 불의 정신

2. 에너지와 경게

3. 에너지와 사회

 

4. 여행의 목적지 :

에네르게이아의 부활

1. 해결해야 할 문제

2. 나아가야 할 미래

3.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여행의 끝에서

 

 

에너지가 바꾼 세상

양의 역사를 찾아 떠나는 여행

불 에너지

여러분은 불이라는 존재를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물체에 열을 가하면 불이 붙는다.

이를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이는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

지구의 오랜 역사 속에서 일상적으로

불이 존재하는 환경은 비교적 최근에야 가능해진

일이다. 불을 붙이려면 조건이 있다.

연료, 산소, 열이다. 보통 연소의 3요소라고

불리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6억 년 전에 탄생한

지구에 처음부터 풍부하게 존재했던 것은 의아하지만

열뿐이었다. 땅에는 년료가 될 만한 재료가 거의 없었고

하늘에도 대기에 산소가 존재하지 않았다.

원시 지구를 뒤덮은 대기는 지구 내부의 가스

성분이 화산 등을 통해 분출된 것이어서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즉 지구상에 불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할 수 없었다.

 

지구상에 불이 탄생한 사건과 관련이 있는

최초의 변화는 아직도 그 과정이 학문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40억 년 전 심해 밑바닥에 있는

열수분출공 부근에서 시작되었다고 추정된다.

바로 우리의 조상, 생명의 탄생이다.

생물은 탄소를 주된 요소로 하는 유기화합물로

잘 타는 성질이 있다. 건조해서 수분이 빠지면

식물이건 동물이건 하나같이 잘 타는 이유는 정확히

말해서 우리는 모두 탄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이다.

 

남은 한 가지 요소인 산소 역시 생물에 의해 공급되었다.

생명의 요람인 바닷속에서 진화를 위해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가 탄생한 것이다.

36억 년 전으로 추정된다.

박테리아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체내에 흡수해 탄소를 공정하는 한편 불필요한 산소를 배출했다.

결과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산소량이 늘어났다.

 

이렇게 지구 탄생으로부터 10억 년이 흘러

드디어 연소의 3요소가 얼추 갖춰졌다.

하지만 지구에서 일상적으로 불을 볼 수 있게 되기까지는

더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끝없이 연소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산소와 잘 타는 연료의 확보, 다시 말해

바닷속에 사는 유기화합물인 생물을 좀 더 건조한 육지로

유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실현하는 데는 대기 중 산소 공급량의

비약적인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윽고 육지에 진출한 식물이 지표면을 뒤덮으면서

연료, 산소, 열이라는 제대로 된 연소의 3요소가 갖춰졌고

지구 곳곳에 불이 생겨났다. 지구 탄생으로부터

42억 년 후 지금으로부터 불과 4억 년 전의 일이다.

이렇게 지구에 불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탄소로 이루어진 일종의 생물인

우리 인류와 생물의 연소로 발생하는 불 사이에는

깊은 관계가 있음을 깨닫는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보게 되는 불은 대부분이 생물의 서글픈 마지막 모습이다.

어쩌면 생명이자 생명의 화신이라고 하는 편이 정확할 지도 모른다.

종교나 주술을 통한 영적 의식에서 불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류가 오랜 옛날부터

불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뇌의 본성 : 끊임없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현대 사회의 인류는 화석 연료 등을 통해

대량의 에너지를 만들어 스스로가 이룩한

문명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이런 에너지 대량 소비

사회를 만든 주체는 다름 아닌 고도로 발달한 인간의 두뇌다.

전체 체중의 2.5%에 불과한 우리의 뇌는 체내에서

소비하는 기초 대사량의 20%를 사용한다.

한편 평균적인 영장류는 기초 대사량의

13%를 사용하는 데 그친다. 인류의 두뇌가 얼마나

대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는가를 알 수 있다.

 

인류의 두뇌는 요리를 통해 고도로 발달해왔다.

건강을 위해 생식을 권하는 사람도 드물게

있다고는 하나 체중이 많이 빠져서 오래

유지했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가열이라는

외부 에너지의 추가 공급이 없으면

우리는 몸을 보전하는 일조차 어려워진다.

인류가 자랑하는 우수한 두뇌는 가열이라는

형태로 불이 가진 에너지를 간접적으로 취함으로써

자연의 생식이 허용하는 뇌 크기를 훨씬

뛰어넘는 크기까지 비대해졌다. 다시 말해 우리의 뇌는

본질적으로 더 똑똑해지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사회를 살펴보자.

뇌의 본질이 보이지 않는가. 바로 에너지 소비량을

늘여서 발전해 가는 사회 말이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우리 사회는 화석 연료 등의 에너지를 우리의

몸이 아닌 기계에 먹여서증기기관이나 자동차를

움직이고 전기를 만들어 전자 기기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최신 대형 발전소, 즉 거대한 인공 위장이 공급하는

대량의 에너지는 정보 처리 기계, 쉽게 말해 인공두뇌의

기술 혁신에도 적극적으로 사용되어 마침내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는 인공지능의 탄생을 눈앞에 두기에 이르렀다.

 

끝없이 에너지를 취하려는 욕구는 우리의 뇌가 가진 본성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룩한 눈부신 문명사회는 소화

가능한 음식을 화석 연료와 우라늄 광물에까지

확대함으로써 소화기관이 흡수 가능한 에너지

용량을 비약적으로 늘려 뇌를 한층 거대하게 만든 괴물로 여겨진다.

이 괴물은 분명 뇌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인류 진화 역사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렇듯

투입된 외부 에너지에 의존하는 뇌화(腦化)’가 점덤 더

심해지는 사회에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인류와 불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드러나는 에너지 문제의 근본적인 물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에너지로 뒤덮인 인류

19세기까지 인류는 태양 에너지와 자연의 질소

고정 능력의 범위 안에서 생산된 식량을

소비하며 삶을 영위해왔다. 그 속에는 자연이 정한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하버-보슈법이라는 기술이 탄생하면서 인류는

자연의 한계를 너무나 쉽게 뛰어넘었고, 유한한

화석연료를 간접적으로 섭취해 살아가는 형태로

이렇게까지 인구를 늘려 왔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의 바츨라프 시밀 명예교수에

따르면 하버-보슈법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현재

이 세상에 사는 인구의 5명 중 2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현재 살아 있는

모든 인류의 몸의 40%를 하버-보슈법으로 고정된

질소 원자에 의존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요컨대 현재를 사는 우리는 누구나 하버-보슈법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버법 은 프리츠 하버가 발명한

암모니아 합성 공법을 말한다. 하버법으로 인해

19세기 유럽에서 일어났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버·보슈법은 질소와 수소로부터 철을 촉매로

사용하여 고온·고압에서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방법이다. 암모니아의 합성을 위해서는

매우 높은 활성화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매우 느리다. 하지만 암모니아

합성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응 속도가

빨라야 하기 때문에 온도를 높여 주어 반응의 속도를

촉진시킬 경우, 온도를 높일수록 평형을 잃게

되어 수율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온도는 700~900K(Kelvin)

정도이며 반응속도와 수율 사이를 절충한 온도이다.

여기에 철을 촉매로 사용하여 반응 속도를 한 단계

더 높이고, 수율을 높이기 위해 고압에서 암모니아를

합성시킴으로써 평형을 유지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친 에너지 혁명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1차 에너지 혁명에서 불을

사용하는 법을 익히며 시작된 에너지 획득의 역사는

불 조리를 통해 뇌가 비대해지면서 속도가 빨라졌다.

이어서 농경 생활을 하게 되는 제2차 에너지 혁명이 일어났고,

대지로 쏟아진 태양 에너지를 독점해 잉여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했으며 도시를 만들고 문명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증기기관이라는 에너지 변환 기계의 발명으로

3차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 육체가 가진 한계를 극복했다.

화석 연료를 태워 대량의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거대한 구조믈을 만들거나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전기의 체계를 찾아내 사용법을 익히면서

4차 에너지 혁명에 접어들었고, 에너지 변환의 자유와

더불어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소의 제약까지 극복했다.

또 발전소와 송배전망의 정비로 에너지 접근성이 좋아졌으며,

일상적인 에너지 변환 기계로 다양한 전자제품을

흔히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하버-보슈법이

발명되면서 인공 비료가 탄생하는 제5차 에너지 혁명이

일어났고, 인공적인 에너지로 농작물을 기르는 농업의 공업화를

추진해 압도적인 양의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식량 생산이 가진 자연의 한계를 뛰어넘기에 이르렀다.

 

인류는 5번의 에너지 혁명을 통해 놀라운 규모의

에너지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존재가 되었다.

인간의 완력이나 각력을 대신하는 동력은 현격한 차이의

힘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뽑아내는 기계가 대신했다.

내로라할 두뇌마저도 전기를 이용한 정보 처리 기술의 힘으로

처리 능력이나 기억력이 대폭 보강되었다. 이렇듯 외부 육체와

외부 두뇌의 도움을 받고 사는 우리는

이제 인간을 초월한 존재, 즉 초인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성장 과정부터가 에너지를

얻는 데 무척이나 탐욕스러웠다. 탐욕은 종 보존에

필요한 식량을 훨씬 웃도는 에너지를 얻은

오늘날에도 전혀 쇠퇴하지 않았다.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모든 생물 중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우리의 뇌가 가진

욕구는 동력 기계나 정보 기술과 같은 외부 육체, 외부

두뇌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자연이 정한 질소

고정량의 한계를 벗어나 대사 활동을 유지하는

식량까지도 에너지로 뒤덮어 버렸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는 이제 자신의

존재까지도 에너지의 대량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나

원자력 발전과 같은 에너지 문제를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를 반성하고 존재 의의를 고찰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찌 됐건 하버-보슈법이 없었다면 저자나 여러분이라는

실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에너지 문제는 깊이 파헤치고 들어가면 이렇게나 철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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